국방부 관계자, 본지에 직접 해명
"지휘부 아닌 국군의날행사기획단이 주도"
"외빈으로 온 공산권 무관들 배려한 조치"
단장은 손식 소장… 백골부대 사단장 출신
사관생도 "멸공 못 부르는 군인 왜 키우나"

(왼쪽)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표기된 군가 '멸공의 횃불', (오른쪽) 국군의날행사기획단장 손식 소장. ⓒ유튜브 채널 'SBS 뉴스' 영상
(왼쪽)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표기된 군가 '멸공의 횃불', (오른쪽) 국군의날행사기획단장 손식 소장. ⓒ유튜브 채널 'SBS 뉴스' 영상

1일 국군의날 기념식에서 군가 '멸공의 횃불'이 '승리의 횃불'로 표기돼 논란인 가운데, 국방부 소속 국군의날행사기획단이 이를 주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방부는 기념식에 초청된 공산권 해외 무관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표기를 '승리'로 바꾼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커머스갤러리와 통화에서 "행사에 초청된 외빈이나 외국군 대표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멸공이라는 원가사 대신에 승리라는 용어로 단어만 바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공산권 국가인 베트남 등 여러 국가들과 현재 수교를 맺고, 교류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 않으냐"며 "국군의날은 각 국가의 무관 등 외국군 대표들이 외빈으로 초청된 행사이기 때문에 배려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날 행사에서) 군가 자체는 원래대로 멸공이 제창되지 않았느냐"며 "그런 차원이었다고 이해해달라"고 부연했다. 

이날 국군의날 행사에서는 각군이 행진할 당시 군가 '멸공의 횃불'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KBS·SBS·MBC 등 지상파 3사와 KTV국민방송은 '멸공의 횃불'을 '승리의 횃불'로 표기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사가 임의대로 바꾼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지만, 군 차원에서 바꾼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또 멸공이 승리로 표기된 것과 관련 "행사는 국방부 지휘부가 아니라 국방부 소속 국군의날행사기획단이 주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74주년 국군의날행사기획단 단장은 손식 소장(육사 47기)이 맡고 있다. 손 소장은 백골부대(3보병사단) 사단장을 역임했다.

본지는 손식 단장과 통화하기 위해 국군의날행사기획단에 연락을 취했지만, 기획단 관계자는 "손 단장이 자리를 비운 상태"라며 "확인되면 별도로 연락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전날(지난달 30일) 온라인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사관학교 갤러리에는 사관생도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이 "쌍팔년도식 쓸모없는 보여주기 외적 자세에 집착하고, 그래놓고 멀쩡한 군가는 뭐? 멸공을 승리로 바꾸냐"며 "북괴들 무서워 멸공 하나 못 말하는 군인 키울거면 청소부나 구하시지. 내가 이딴거나 하려고 생도하냐"고 토로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커머스갤러리 신교근 기자 / cmcglr@cmcglr.com

저작권자 © 커머스갤러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