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공식 유튜브, 노무현 前 대통령이 가짜 육성으로
"저 노무현은 정의로운 이재명을 지지합니다" 영상 올려
"일베도 한수 배워갈 능욕" 비판 잇따라… 與 황급히 삭제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Daily Minjoo' 영상 캡처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 Daily Minjoo' 영상 캡처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목소리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지지한다는 민주당 공식 유튜브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다. 민주당은 해당 영상이 논란이 되자 황급히 삭제했다. 

민주당 공식 유튜브 채널 '델리민주'는 5일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입니다 #노무현의편지'라는 제목의 영상을 공개했다. 미상의 인물이 노 전 대통령의 목소리를 흉내내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 현재 이 영상은 삭제돼 시청이 불가능하다.

해당 영상에 따르면, 가짜 노 전 대통령은 영상 서두에서 "친애하는 국민 여러분 반갑습니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이라며 "코로나 때문에 안부를 묻고 인사하는 것도 참 힘이 드네요"라고 했다. 

이 영상의 배경음악으로는 노 전 대통령이 2002년 16대 대선 때 직접 기타를 치면서서 불러 화제가 됐던 노래 '상록수'가 흘러나왔다. 

가짜 노 전 대통령은 "저 노무현은 사람사는 세상을 꿈꾸며 가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나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고 기득권과 싸워 이겨내는 정의로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합니다"라고 선언했다. 13년 전에 사망한 고인이 이 후보를 지지한다는 것이다.

이어 "제 아내 권양숙 여사님도 저와 닮은 이재명 후보를 지지했다고 하니 정말 잘 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라고 했다.

가짜 노 전 대통령은 또 "더불어민주당 당원 동지 여러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여러분, 이낙연 후보 지지자 여러분"이라며 "우리 민족의 후예 이재명 동지와 함께 서로 화합하고 협력해서 이 땅의 민주주의를 지켜주시고 노무현이 꿈꾸는 사람사는 세상, 가장 살기 좋은 나라 만들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 믿습니다. 믿고요"라며 "두 번 생각해도 이재명이고요. 대한민국 대통령은 이재명입니다. 감사합니다"라며 말을 마쳤다. 

해당 영상이 올라오자 민주당 지지자로 추정되는 네티즌들은 강하게 분노했다. 

한 네티즌은 "노무현 대통령님을 이렇게 이용해먹느냐"며 "진짜 소름이 끼친다. 이재명 지지 철회해야겠다"고 분노했다.

다른 네티즌은 "노무현 전 대통령님을 진심 종경하는 사람"이라며 "그저 고인 이용만 하시는군요. 화나서 말도 안 나온다"고 격분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일베충들이나 하는 고인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짓을 이렇게 당당하게 하느냐"며 "노무현 대통령님이 통곡하실거 생각하면 가슴이 무너진다"고 토로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도 페이스북에 "일베가 한수 배워갈 노무현 능욕 영상"이라며 "무려 민주당 공식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영상"이라고 꼬집었다.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 유저들이 종종 'MC무현'이라는 이름으로 노 전 대통령의 육성을 합성해 가요를 만드는 등 고인을 조롱하는 행위를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신교근 기자 / cmcglr@cmcgl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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